사랑과 성(칼럼)_by 성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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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성에 대해서는 많은 학설이 있다. 그 중 하나가 "사랑이라는 것은 진화 과정에서 종족을 보존하기 위한 수단으로 나온 것"이라는 측면이다.

진화 과정에서 단순한 생식 하나만으로서는 종의 생존에 충분하지가 않았다. 포유류에서 영장류로 그리고 인간으로 진화할수록 어린 시절에 사망하는 확률이 너무 컸기 때문에 어머니에게 의존하는 기간은 길어만 갔다. 인간은 신체적으로 아주 나약한 존재였고, 생식력도 다른 동물에 비해 떨어졌다. 우리 인류의 조상에게 이런 배합은 하나의 재앙이었다.

하류동물일수록 환경변화에 대한 반응, 생존에 대한 반응이 유전적으로 고정이 되어 있다. 인간 유전자는 아주 연약하지만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능력은 아주 유연했다. 만들어진 기성복과 같은 것이 아니라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유전자를 가지고 태어난 것이다.

인간은 태어날 때 대부분의 다른 포유동물보다 약 1년 정도 발달이 늦다. 이 1년 동안에 인간의 뇌 무게는 약 3배 정도 증가한다. 이 중요한 1년의 시기동안 아이의 머리에는 여러 가지 경험을 통해 얻는 중요한 정보가 다량으로 입력되는 것이다. 다른 포유동물과 마찬가지로 조숙하다면 그 머리가 너무나 커서 질을 통과할 수가 없다. 이런 이유로 인간의 진화는 빠른 발달단계에 미성숙한 채로 태어난다.

이 나약한 아이는 돌보아줄 누군가가 필요하다. 무조건적이고 헌신적인 보살핌이 필요한데 이것을 사랑이라고 불러보자. 이런 모자관계의 호르몬과 뇌의 신경전달물질과의 관계는 몇 가지가 알려져 있다.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라디올은 여성의 전두엽에 작용해서 아이 돌보는 것을 증가시키고, 남성의 전두엽에는 반응이 없다. 아이가 젖을 빨면 분비되는 옥시토신은 이런 보살핌을 극대화시킨다. 그래서 모유를 먹이는 것이 좋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이다.

음식과 피난처를 제공해주는 사랑과 성에 대한 긴밀한 어머니 관계는 이렇게 모자관계에서 생기는 것이다. 모자관계나 남녀관계는 생물학적인 것이지만 아기와 아버지의 관계는 단순한 문화적인 개념에 불과하다.

인간이 직립을 하게 됨에 따라 성기가 앞쪽으로 이동을 하고 인간의 고유한 특권인 대면위 즉, 서로 마주보고 성교를 할 수 있게 되었을 것이다. 그럼으로써 보다 더 많은 피부접촉이 이루어지고 후각보다는 시각이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었다. 지능이 발달하고 언어가 발달함에 따라 사랑하는 사람들끼리 그들의 신체적 접촉, 시각적인 즐거움을 보다 확실히 구분할 수 있게 되었으며 남자와 여자는 단순한 성기관의 집합체가 아니게 되었다.

발정기를 잃어버리고 직립하게 된 중요한 두 가지의 진화론적 과정에서, 다른 포유류들 처럼 몇 번의 왕복운동만으로 섹스를 끝내고 자기 갈 길을 가는 남자, 수컷들을 붙잡아놓기 위해서는 새로운 전략이 필요했다. 그래야 수컷으로부터 음식과 보호를 제공받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이런 애착은 수컷들에게도 어느 정도는 있었는데 그것은 그들의 새끼와의 관계에서부터 비롯되었다.

대개의 포유류 암컷들은 발정기에만 섹스를 받아들이고 수컷들에게 관심을 표현한다.
어떤 암컷들은 이런 성적인 수용성이 남들보다 긴 것도 있었는데 그들에게는 더 많은 음식과 보호가 제공되었을 것이다. 이런 암컷이 더 오래 살아남았을 것이고 시간이 지나면서 인간에게는 발정기가 없어졌을 것이다.

사랑에 빠지면 얼굴이 붉어지고 땀이 나며, 호흡이 거칠어지고 심장이 뛴다. 이런 고전적인 사랑의 증상은 지각을 변동시켜 사랑하는 사람은 전 우주의 중심이 되고 온 세상이 아름답게 보이도록 만든다.

10만 명의 미국 여자를 조사한 바에 의하면 성행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만을 위한 신체적인 것이기보다는 상호간, 특히 상대방을 위한 감정적인 것이라는 사실이었다. 그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친밀감, 파트너의 만족이었고, 그 다음이 오르가슴이었다. 남성들은 성이라는 것을 오르가슴을 목표로 하는 과정으로 생각하는 반면, 여성들은 감정적인 친밀감을 얻기 위한 과정으로 이해한다. 여성은 사랑을 얻기 위해 성을 주고 남성은 성을 얻기 위해 사랑을 준다고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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