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몸이야기]모르는 사람과 관계 모르는 성병도 관계_by 성지식
2004.8.16 (월) 16:43 경향신문 경향신문 기사보기
안전한 섹스? 모르는 사람과의 섹스가 너무 일상적이 되어가고 있다.
‘첫눈에 필(feel)이 꽂혀 뜨거운 하룻밤을 보내는’ 드라마나 영화도 너무나 많고, 마치 그러한 일들이 환상적이고 낭만적이며 혹은 개인적으로 아주 진취적이거나 개방적인 사람처럼 보인다고 생각해서인지 ‘모르는 사람과의 섹스’가 주는 위험은 오히려 지나치게 간과되고 있다.
모르는 사람과의 섹스는 여러 가지 위험을 동반한다. 충동적인 섹스로 인해 원치 않는 임신을 할 수도 있고, 클라미디아나 성기헤르페스, 심지어 에이즈에 이르기까지 여러 가지 성병에 걸려 건강을 해치거나 죽을 수도 있다(또 재수없게 유영철 같은 사람을 만나 비참하게 죽임을 당할 수도 있다).
원치 않는 임신은 사랑하는 연인과의 일로도 감당키 어려운 일인데 모르는 사람의 아기를 임신한다는 것은 더 어처구니없이 황망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성병 또한 음모에 많이 기생하는 사면발이나 옴 등 기생충에 의한 것뿐 아니라 트리코모나스, 클라미디아, B형 간염, 성기헤르페스, 콘딜로마나 자궁경부암 원인균이 되는 파필로마바이러스(HPV), 그리고 에이즈에 이르기까지 성병의 종류는 너무나 다양하다. 클라미디아라는 성병은 특별한 균검사를 통해 밝혀지는데 심한 경우 여성에게 불임을 가져올 수도 있는 심각한 병이다. 자신이 모르는 사람과 섹스를 자주 하거나 자신의 섹스파트너가 그렇다면 6개월마다 클라미디아 검진을 받을 것을 권한다.
그런데 정말 문제는 대개의 성병의 경우 여성이 남성보다 더 취약하고 증세가 없어 보균 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또 성기에 물집이 잡히고 터져서 고통을 주는 성기헤르페스는 임신여성에게는 아주 심각한 병이다(분만도중 아기에게 실제적인 상처를 입혀 아기를 죽게 할 수도 있다). 한번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일생 동안 완치되지 않으며, 다만 그 증세를 완화시키거나,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는 정도에 그칠 뿐인데 다른 성병과 마찬가지로 헤르페스에 걸린 사람은 에이즈에 걸릴 확률이 더 높아진다.
얼마 전에는 여대생 15%가 파필로마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있다는 보도가 나와 우리를 놀라게 했다. 이 파필로마 바이러스(HIV)는 콘딜로마라는 성기사마귀를 생기게 하거나, 여성에게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원인균으로 알려져 있는데, 일부 변종들이 무증상감염을 일으킨다. 즉 일단 감염자와 접촉이 있다면 대비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사실은 성병을 예방하는 콘돔조차도 사면발이나 파필로마 바이러스, 성기헤르페스 등에는 무력한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러므로 내가 나의 성건강을 안전하게 지키며 섹스를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절대 모르는 사람과 섹스하지 않는다’ ‘모르는 사람과 섹스하는 사람과도 섹스하지 않는다’이다.
사랑과 섹스는 아름답고 멋진, 그리고 소중한 경험이나 그것이 인생의 목표는 아니다.
사랑을 더욱 사랑답게, 섹스를 더욱 섹스답게 할 수 있는 것, 그래서 자신과 상대를 그야말로 귀한 사람으로 대접하는 것은 다름아닌 자신과 상대를 보살피고 돌보는 절제에서 시작되고 완결되는 것이다.
〈배정원·행복한성문화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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