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타이(Zenti), 전신타이즈 매니아
성지식
0
0
0
2020.06.10 09:20
사람이나 섹스자체 보다, 그 사람이 신고 있는 신발이나 옷, 장신구 등에 꼴림을 느끼는 것을 Fetish라고 한다. 좀 더 넓은 의미로 보자면 단순히 물건들 뿐만 아니라 특정 상황에 섹시함을 느끼고 집착하는 것 또한 페티쉬라 할 수 있으나, 다 따지고 들자면 우리 중 페티시를 가지고 있지 아니한 자 없고... 그렇게 되면 얘기가 골치 아파지니, 일단 오늘은 사물 페티쉬즘에 한정하여 이야기 해 보도록 하자.
간혹, 스타킹 신은 여자만 보면 사죽을 못 쓰고 꼭 딸이라도 함 쳐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또, 스타킹을 신고 섹스 하는 것을 유독 즐겨서 모텔에 갈 때 항상 섹스용 스타킹을 별도로 구비해 가는 커플들도 종종 본다. 스타킹의 매끄러운 감촉과 바디 라인을 그대로 드러내는 정직성(?)을 사랑하는 맘쯤 이야 십분 공감이 가는 사안이니 그 정도쯤 이야 개인 취향이지! 라고 생각할 수 있겠다.
그러나, 스타킹의 감촉을 너무 사랑한 나머지... 스타킹을 신지 않은 사람에게는 당최 꼴림을 느끼지 못하고, 심지어 본인이 남자임에도 불구하고 스타킹을 신어야만 흥분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음 저 사람은 스타킹 페티쉬를 가지고 있군. 이라고 평가해 줄 만하다.
오늘은, 시중에서 파는 비비안 고탄력 스타킹을 즐기는 단순 스타킹 페티쉬를 넘어서... 온 몸을 스타킹으로 둘둘 감고 섹스 하다 못 해 일상 생활까지 즐기는 전신 타이즈 매니아, Zentai 족들을 만나보기로 하자.
처음 이 사진들을 접하고, 이 사람들은 대체 뭐 하는 사람들일까? 퍼포먼스 아티스트 들일까? 약간 정신이 이상한 사람들은 아닐까? 하는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었다. 졸라 미치지 아니고서야 어떻게 숨구멍도 없는 답답한 옷을 머리까지 뒤집어 쓰고 성적 흥분을 느낀다는 것인가.
대체 왜 이런 짓을 하는 지 궁금함을 가눌 길이 없어, ZENTAI 매니아들이 모여있는 사이트를 본격적으로 서핑 해보았더니, 일본어로 된 사이트가 대부분이다. 역시 변태의 왕국 일본답다는 생각을 하며 혹시나 싶어 DAUM 의 까페를 검색해 보았다.
그랬더니... 헉!! 우리나라에도 버젓이 젠타이 동호회가 있지 아니한가?
이런 종류의 동호회가 국내에 너 댓 개는 더 있고, 각각의 회원 수는 대략 천여 명에 달한다. 자신의 성적 기호를 몰라 방황하고 있거나, 알고 있어도 표현할 길을 찾지 못해 답답해 하는 사람들이 대다수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젠타이에 매력을 느끼는 사람은 국내에만도 수 만 명에 달할 것이다. 싸잡아 싸이코들 이라고 일축하기엔 만만치 않은 숫자가 아닌가.
대다수의 젠타이 사이트가 일본에 근거지를 두고 있는데 반해, 영어로 만들어져 전 세계의 젠타이 매니아들을 섭렵하고 있는 사이트도 있다. XiaoAn 이라는 중국여성과 그녀의 애인이 함께 만든 이 사이트 (Suya-zentai.com)의 갤러리 보드에는 전 세계 젠타이 매니아들이 직접 찍은 자신의 사진들이 줄지어 올라오고, 서로 "그 멋진 옷은 어디서 구했느냐? 소재가 뭐냐?" 는 등의 질문을 주고 받으며 격려와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젠타이 전문 의상을 취급하는 업체는 세계적으로 그다지 많지 않으며, 거의 맞춤형으로 한 두벌 씩 만 주문 제작 되기 때문에 가격이 만만치 않은 편이다. 머리 까지 푹 감싸지는 풀 젠타이는 국내에서 거의 구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국내 매니아들은 아쉬운 대로 사이클 복이나, 에어로빅 복 등을 이용한다. 상황이 이러니 만치 최근, 전신 수영복의 등장은 이들에게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소재는 보통 나일론 라이크라, 벨벳, 울 등 취향에 따라 다양하게 사용되며...아무래도 장시간 착용이 가능하도록 신축성과 통기성이 좋은 제품이 인기가 좋다.
발가락 까지 정교하게 맞춘 젠타이 의상
왜? 젠타이를 하는가?
라는 질문에 한 독일인 여성은 이렇게 대답했다.
" 내 몸을 구속하는 조임과 엄청난 부드러움이 나를 흥분시킨다. 젠타이의 구조상 흥분을 절제해야 하는 것도 쾌감을 증가시킨다. 얇은 막이 있으면, 그냥 맨 살 끼리 닿는 것 보다 안타까움(?)이 배가 된다. 거스름이 없는 매끄러움 또한 뿅가게 기분 좋다."
하긴...
스커트 사이로 팬티 스타킹을 신은 허벅지를 마찰하면서 느끼던 그 야릿한 기분, 물속에서 수영복을 입고 애인과 껴안을 때의 꼴림이 맨 살로 껴안을 때 느끼는 그것과는 또 다른 맛이 있었다는 사실을 떠올리니, 그녀의 주장도 충분히 일리는 있다.
모든 매니아들이 다 마찬가지 겠지만, 어쩌면 이들은 특별히 괴상한 취향을 가진 사람이 아닌... 보통 사람들 보다 자신의 성적기호를 좀 더 능동적으로 실천하고 사는 것 뿐이지 않을까?
언젠가... 항상 똑 같은 섹스가 무료해질 즈음, 에어로빅 복이라도 사서 그이 하나 나 하나 나눠 입고 젠타이 섹스를 시도해 봐야겠다. 어쩌면, 그 동안 느껴보지 못 했던 종류의 뿅 가는 기분을 느낄 수 있을지도 모르잖아?
비록 꼽지는 못 할 지언정...
성지식 Hot Issue
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