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원한다면 나를 만족시켜줘
성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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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21 09:20
영화 [나인송즈]
ㅣ우리는 어떻게 욕망을 실현해야 하는가
진정한 기쁨이 어떤 것인지는 누구도 판단할 수 없다. 그러나 다른 대안은 더 행복한 시나리오를 제공할 수도 있다. 그것은 두 사람이 본래의 불완전성을 인정하고, 이를 수용하는 것이다. 자신의 불완전함을 인정하는 것은 인간의 본성과 삶이 필연적으로 수반하는 긴장과 갈등을 인정하는 것을 의미한다.
(...)
소크라테스는 완전함에 대한 왜곡된 개념에서 벗어나 에로스를 향해 나아가는 길을 제시한다. 그것은 서로를 강화시키는 지속적이고 생생한 욕망이다. 소크라테스가 이해한 에로스는 발전적인 욕망이다. 그것은 결합을, 인간이 분리되기 이전의 에덴동산 같은 불가능한 상태로 되돌아가기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 삶의 우여곡절을 받아들이고 그러한 조건에 적응하여 자신을 변화시킴으로써 안정성을 추구하려는 욕망이다. 안정은 끊임없는 변화와 재창조를 통해 이룰 수 있다.
- <지식애 - 인간이라는 본래적 상처에 관하여 / 소크라테스 편>
욕망은 변한다. 내가 욕망하는 상대도 변한다. 그러니 나를 욕망하는 상대의 욕망은 변한다. 나에 대한 타인의 욕망에 집착할수록 나는 그 욕망의 시녀가 된다. 욕망할 줄 모르는 여자의 엉덩이 따위에 내 엉덩이를 비견하지 말고 지금 그를 맛볼 수 없지만, 나의 엉덩이는 지금 그를 맛볼 수 있다는 걸 알기.
누구도 먹이가 아니다. 그가 나를 맛볼 때, 나의 질도 촉수 좋은 혀를 가지고 그를 맛볼 것이다. 욕망의 대상이 되고자 하는 집착을 버리고 서로 욕망하는 욕망으로 누구 하나가 양보하는 것으로는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는 욕망실현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것.
욕망 실현에 대한 나의 방법과 시선은 진보한다. 입맛의 대상이 되기보단, 나는 맛보고 싶다. 먹이가 혀를 맛본다. 내가 써놓고도 재미있는 표현 같다. 문장, 맛있다.
‘나를 원한다면 나를 만족시켜줘.’ 가사가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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