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 위의 매너남과 변태의 사이
성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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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19 21:20
영화 [시간여행자의 아내]
영화에서 봤던 무드 있고, 로맨틱한 섹스에서도 엄청난 쾌감을 느껴봤고, 서로가 완전 정신을 놓고 하는 속칭 변태 같은 그런 섹스에서도 엄청난 쾌감을 느껴본 나로서는 매너남의 모습과 변태적인 모습을 오가며 갈등한다. 차라리 내가 어느 한쪽의 모습을 싫어하거나 거기서 만족을 못 느낀다면 이런 혼란은 없을 텐데, 하필 나는 어떤 모습이든 다 만족하다 보니, 내가 어떤 모습을 취해야 할지 가끔은 고민이 된다. 이런 나에게 상대방이 원하는 바를 직접 언질을 준다면 참 고맙고 더 사랑스럽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일방적인 만족이 아닌 서로가 환희에 찬 섹스를 추구하는 한 사람으로서 상대방으로부터 확실한 피드백이 오지 않는 한 가끔은 섹스를 한 그다음 날쯤이면 마음 한편으로는 혼란스럽다. 부드러운 분위기로 할 걸 그랬나? 마초적인 강렬한 모습을 보일 걸 그랬나? 혹시 내가 보인 변태적인 반응에 상대방은 좋아했을까? 이상한 사람으로 봤을까?’ 등등.
이전에 레드홀릭스에서 본 아더님의 글에서, 남성도 섹스에서 자신의 기쁨을 찾아야 한다고 봤는데, 음... 아무리 생각해도 난 나의 사정이나 오르가즘보다는, 상대방이 흥분하는 모습, 상대방이 쾌감을 느끼는 모습에 만족하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 마초 성향의 모습이나 강압적인 모습은 내가 생각해도 나랑 맞지 않다. 그나마 한 가지 성향은 뺄 수 있어서 다행이다.
이와 같은 내 성향 때문인지, 상대방이 어떤 성향인지를 모를 때는 정말 어떻게 해야 할 지 고민이 되는 경우가 참 많다. 나와 함께 밤을 지낸 사람에게 단순히 하룻밤을 같이 보낸 ‘놈’이 아니라, 정말 훌륭하고 멋진 ‘남자’이고 싶은 욕망 때문인지, 상대방이 원하는 바를 금방 캐치하는 센스 있는 사람이 되고 싶은데, 이는 참 어려운 것 같다.
그래도, 여전히 변하지 않는 내 머릿속에 생각은 있다. 그 사람과 함께 있는 동안은 그 사람은 세상에서 내가 가장 사랑해주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이라는 것. 이 마음만은 절대 흔들리지 않아서인지 위와 같은 혼돈은 그나마 마음 한 켠에 접어둘 수가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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