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 때 나도 확 이혼해버리고 싶다_by 성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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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때 나도 확 이혼해버리고 싶다

배우자가 좋아 죽겠어서 살면야 백점 만점이겠으나, 살 맞대고 살면서도 ‘마지못해’ 살고 있는 부부들이 꽤 된다. 차마 저지르지는(?) 못하지만, 이럴 땐 정말 나도 이혼하고 싶다는 부부들, 어떤 이유에서일까. 인터넷 설문 조사 기관인 폴에버(www.pollever.com)를 통해 기혼 남녀 각각 390명씩 총 78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한 결과입니다.


결혼 후 한순간이라도 이혼을 고려해본 적이 있나요?

a 자주 이혼을 고려한다 8.7%
b 아주 가끔 이혼하면 어떨까 생각해본다 54.1%
c 전혀 그렇지 않다 37.8%

a 자주 이혼을 고려한다 12.1%
b 아주 가끔 이혼하면 어떨까 생각해본다 59%
c 전혀 그렇지 않다 29%

전반적으로 이혼에 대한 생각은 여자들에게서 조금 더 높게 나타난다. 연령대로 분류해본 결과 30대, 40대 부부들보다는 신혼인 20대 부부나 결혼 생활을 오래한 50대 이상의 부부들에게서 ‘전혀 그렇지 않다’라는 답이 확연히 높게 나타났다.



결혼 후 이혼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던 순간은?

a 경제적인 문제로 다툼을 할 때 36.4%
b 자존심을 건드리거나 나를 무시할 때 12.8%
c 나의 가족이나 부모님께 잘못할 때(고부 갈등) 14.6%
d 잔소리와 자기 주장이 심할 때 18.7%
e 나를 의심하거나 신뢰하지 못할 때 10.3%
f 기타 8.7%

a 심한 욕설과 폭력에 시달릴 때 16.4%
b 경제적으로 무능한 남편 13.4%
c 자기만 알고 가정을 소홀히 할 때 16.1%
d 시댁 식구와의 갈등 & 내 친정을 무시할 때 21.5%
e 외도나 연락 없이 외박했을 때 12.3%
f 성격이 나와 너무 다른 것을 느낄 때 21.8%
g 기타 10%

주관식으로 받은 답을 정리한 것인데 이혼을 생각하는 이유는, 확실히 남녀 차이가 심했다. 남자들은 주로 아내들이 경제적인 문제로 바가지를 긁거나 아내의 잔소리 혹은 아내에게서 무시당했을 때 이혼 생각을 한다면, 아내들은 고부 갈등과 성격 차이, 무능한 남편, 외도, 욕설과 폭력 등 다양한 대답이 나왔다. 최근 결혼한 사내의 한 여기자는 남편이 라면 끓인 냄비와 물컵을 한꺼번에 설거지통에 넣어놨을 때 ‘도대체 가정 교육을 어떻게 받은 남자인가’ 싶어서 이혼하고 싶다는 (피식 웃음나게 하는) 대답을 했는데, 이는 지극히 젊은 부부들 간의 트러블 양상. 오래 산 부부임에도 이혼을 고려하고 있는 사람들일 경우 경제력이나 폭력, 외도 등 훨씬 심각한 이혼 고려 사유를 적어주었다.



지금 현 시점에서 내 배우자와 마지못해서 살고 있다는 느낌이 있나요?

a 어느 정도는 그런 것 같다 30.4%
b 그렇지는 않다 66.9%
c 기타 2.7%

a 어느 정도는 그런 것 같다 30.7%
b 그렇지는 않다 65.8%
c 기타 3.5%

마지못해 살고 있는 부부들은 생각보다 많았다. 늘 이혼을 고려하고 살고 있다는 한 지인은 ‘아이가 초등학교 졸업할 때까지’만 꾹 참고 살 거라고 한다. 답변 중 ‘빚을 다 청산한 후’ 또는 ‘이혼 후의 장사 준비를 끝마칠 때까지’ 등 경제적인 이유로 ‘이혼을 미루면서’ 살고 있는 부부들이 꽤 있는 듯.



이혼하고 싶어도 망설이게 되는 가장 큰 이유는?

a 경제적으로 힘들 것 같아서 6.5%
b 아이들 양육과 교육 문제 때문에 60.4%
c 내 부모나 형제 등을 욕되게 할까봐 10.6%
d 사회 통념상(한국에서 이혼녀, 이혼남으로 살아간다는 게 어떨지…) 10.6%
e 다시 결혼해도 마찬가지일 것 같아서 9%
f 기타 2.9%

a 경제적으로 힘들 것 같아서 11.6%
b 아이들 양육과 교육 문제 때문에 56%
c 내 부모나 형제 등을 욕되게 할까봐 10.5%
d 사회 통념상(한국에서 이혼녀, 이혼남으로 살아간다는 게 어떨지…) 9%
e 다시 결혼해도 마찬가지일 것 같아서 7.2%
f 기타 5.8%

충분히 예상했지만 이 데이터는 조금 우울하다. 많은 부부들이 ‘아이 때문에’ 이혼을 하지 못하고 살고 있다. 실제로 에디터의 친구들 중에도 출산 전엔 전화해서 밥 먹듯 “이혼해야겠어” 소리를 꺼낸 친구들이 몇 있었는데 하나같이 첫 출산 이후 그 소리가 쏙 들어갔다. 배우자가 썩 마음에 드는 건 아니지만 ‘내 아이의 엄마(아빠)’라는 이유로 용서하고, 참고 살아가는 건, 분명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부분도 있는 듯. 그 밖에 다른 이유들은 거의 비슷한 수치로 나타났으나 유독 ‘이혼 후 경제적으로 힘들 것 같아서’ 이혼하지 못한다는 답은 남성들보다 여성에게서 2배 정도 높게 나타났다.



결혼 후 부부 사이에 누군가가 “이혼하자”라는 말을 꺼낸 적이 있나요?

a 아내가 꺼낸 적이 있다 22.1%
b 남편이 꺼낸 적이 있다 11.5%
c 쌍방간에 꺼낸 적이 있다 22.3%
d 입 밖으로 꺼낸 적 없다 44.1%

이 데이터를 보면 우리나라 부부들은 생각보다 점잖게 살고 있는 듯. 살면서 이혼 얘기를 입 밖으로 꺼낸 적 없다는 사람들이 44.1%로 생각보다 높은 수치로 나타났다. 남편보다는 아내가 2배 정도 이혼 얘기를 더 많이 꺼내는 건, 여전히 불평등한 관계인 대한민국 부부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듯.



만의 하나 이혼을 하게 될지 몰라 뭔가를 준비하고 있나요?

a 조금씩 준비 중 32.5%
(보험, 노후 자금, 비자금 등)
b 준비하는 것 없다 62.3%
c 기타 5.1 %

a 조금씩 준비 중 18.2%
(개인 사업이나 남편 몰래 적금 들기, 취업이나 자격증 공부 등)
b 준비하는 것 없다 75.3%
c 기타 6.4%

남편이 몇 년간 바람 피운 것을 알고도 위자료 외에 가욋돈을 챙기려고 이혼을 하지 못하고 있는 한 50대 여성은 찜질방을 하면서 들어오는 돈 중 상당수를 남편 몰래 비자금으로 저축한 게 벌써 3억원 가까이 된다고 한다. 요즘은 이혼할 때 여성들에게 가는 위자료가 상당하기 때문에 남성들도 이혼을 고려할 경우 비자금 준비에 열을 올리는 건 마찬가지. 이 문항 또한 주관식으로 답을 받은 것인데, 특이한 것은 여성들은 꼭 이혼이 아니어도 남편이 사고를 당했을 경우나 아플 경우를 대비해 경제적인 독립을 준비한다는 답이 많은 반면 남성들은 ‘이혼 후 다른 상대방을 찾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는 황당한 답이(도대체 무얼 준비한다는 건지!) 제법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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