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애 가장 쪽팔렸던 섹스
성지식
0
0
0
2020.05.24 21:20
영화 [아메리칸 파이 2]
늘 그렇듯 리얼리티 논픽션 쌩 얼라이브 스토리만을 상대하는 필자다. 이번에도 역시 실화로 문을 연다.
노가리(가명)양은 대학 입학과 동시에 독립을 선언, 지난 십 년 간 부모님과 여동생 둘과 남동생 하나가 태어나서 한번도 떠난 적이 없이 바글바글 모여 살고 있는 스윗홈에 채 열 번도 가지 않은 불효막심의 대가다. 그런 노가리양이 명절도 아닌데 집을 찾게 되는 사건은 어머니의 전화 한 통에서 시작된다.
‘니 동생 노은호를 어쩜 좋으냐.’
노은호(가명)는 노가리양의 고교 2년 남동생. 공부도 운동도 뭐 하나 잘하는 건 없지만 초딩 때부터 지금까지 연애 하나는 끝내주게 잘하는 동생놈이 무슨 사고를 쳤나 싶었다. 요새 은호가 여자친구를 집에 데려오는 거 같은데... 그게 뭐요, 하루 이틀 일인가. 은호 방에서... 휴지뭉치가 자꾸 나오는구나. 아무래도 나보단 지 큰 누나 말을 잘 들으니까 네가 어떻게 한번 블라블라...
‘아, 알겠어요. 주말에 가죠.’
전화를 끊고 노가리양은 생각했다. 뭘 어쩌지? 토요일은 오고 거의 1년 만에 집을 찾아 간만에 집밥을 먹은 노가리양. 그때까지도 다 큰(?) 남동생의 성생활에 대해 뭐라 말을 꺼낼지 고민하며 베란다에 나가 담배를 한대 꺼내 물었다. 마침 그때. 누나, 불 좀 빌려줘. 노은호다. 노가리양은 생각했다. 이렇듯 그럴싸한 영화적 설정이 또 어딨는가. 달밤에 베란다에서 오붓하게 맞담배를 피는 오누이. 그리하여, 불쑥 말을 꺼냈다. 내가 생각해도 쿨한 설정이구나 생각하며.
‘이완선이랑은 잘 되가니?’
이완선(가명)은 노은호의 같은 반 친구이며 오랜 여친인지라 노가리양은 물론 그녀의 식구들까지도 그 존재를 다 아는, 또한 아무래도 그 휴지뭉치의 공동투기범으로 추정되는 애다. 그냥 그렇지 뭐~ 노은호의 시큰둥한 대답에 노가리는 저도 모르게 두번 째 질문을 내뱉었다. 니들 피임은 하니? 헉.-_- 너무 쎘던 걸까. 은호는 흠칫 놀라 말끝을 흐렸다. 아, 뭐, 그런 건 내가 알아서해... 방년 18세 신체 건강한 남동생은 서른살 시집 안(못-_-?)간 누나의 질문에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 그 기색을 보고 조금 더 당황한 노가리는 그만 세상에서 가장 쿨했던 상황을 낭떠러지로 몰아가고 말았으니.
‘야 너 니가 알아서 하는 게 뭔데? 설마 밖에다 싸는 거?’
흠칫. 은호는 또 놀랜다. 그건 피임 안 되거든! 으악! 내가 알아서 한다구! 담배를 뻑뻑 피던 노은호는 귀를 틀어 막고 소리를 질렀다. 어머니이자 친구이자 정신적 형님이던 큰누나 입에서 피임, 임신, 특히 '싼다' 라는 단어가 나오는 것을 그는 견딜 수 없었다. 그러나 한번 나오는 대로 뱉기 시작한 노가리는 그칠 줄을 모르고. 야, 너 그건 알어? 중간에 나오는 액체가 임마, 그게 쿠퍼액이라는 건데, 그걸로도 임신이 가능하거든? 야, 너 들어? 그만좀 해 누나!!!제발!!!! 이 새끼야 너 그러다 임신되면 완선이 인생 조지는거야!!!!!!!
달밤의 베란다에서 시작된 오누이의 오붓한 대화는 그것을 마지막으로 1년간의 침묵으로 이어졌다.
그 뒤 은호는 어떻게 되었을까. 완선이와 떡치기 전엔 꼬박꼬박 콘돔을 준비하는 착한 학생이 되었을까. 그저 코푼 휴지를 변기에 넣고 물 내리기 습관을 들였을까. 혹 떡을 치다말고 누나의 목소리가 떠올라 조루증에 걸리진 않았을까.
코푼 휴지를 들키는 것은 그래도 낫다. 현장을 들키는 것 보단. 세상에는 공짜가 없으므로 이부자리 밖에서의 떡치기 스릴을 즐기려면 바로 타인에 의한 발각이라는 평생 남을 개쪽을 감수해야 하는 법이다. 떡치기가, 모여서 본드를 불거나 도박을 하는 것처럼 나쁜 짓도 아니란 건 알지만... 그렇다고 전국민이 부끄럼도 모르고 포르노를 찍을 수는 없는 법.
이번 시간에는 떡치다 들킨 이들의 생생한 고백을 통해 명랑생활 안전점검을 체크해보기로 한다.
ㅣ가족에게 들키기 : 남동생
대딩 h양은 어머니가 수영을 하러가는 월수금 오후 2시면 어김없이 놀이터에서 대기중인 남친을 불러들였다. 그들에게 주어진 두어 시간은 모텔에서의 대실타임과 다름 아니기에 충분했다. 그러던 어느 날, 학교에 있어야 할 남동생이 지랄 같이 초인종을 눌러대는 게 아닌가. 급한 나머지 h양은 발가벗은 남친을 옷장에 가두고, 허겁지겁 옷을 줏어입은 채, 남친의 신발을 침대 밑에 던져놓고, 흐트러진 침대를 후닥닥 정리하고, 머리를 매만지고, 하여간 이 모든 행동을 h양 자신은 1분도 안 걸렸다고 믿었으나, 문을 여니 남동생은 초인종 눌러대듯 지랄이었다. 왜이리 오래 걸려 썅 바지에 쌀뻔했네. 어, 화장실에 있어서... h양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날 밤 여친과 통화하는 동생의 전화를 엿듣기 전까지는 말이다.
'미친년이 인젠 똥쌌다고 뻥을 까더라? 참나.'
ㅣ가족에게 들키기 : 아버지
그래도 동생은 낫지. 어머니도... 낫지 않을까. k양은 부모님이 시골집에 갔다는 남친의 연락을 받고 그의 집으로 달려갔다. 간땡이가 배 밖으로 나온 둘, 온 집안을 돌아다니며 떡치기에 이르는데. 소파에 비스듬히 누워 쎅쎅거리던 k는 남친의 겨드랑이 사이로 현관문이 스윽 열리더니 점잖게 마고자를 입은 그의 아버지가 들어서는 모습을 목격하고 만다. 마주친 두 눈과 정지되는 장면. 멋모르고 열심히 헐떡거리는 건 k의 남친 뿐. 또한 그것이 바로 그의 아버지와의 첫 대면. ...그날 저녁 식탁에서 k양 남친의 아버지는 아들에게 고기반찬을 스윽 밀어주시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많이 먹거라. 힘쓸 일이 많을텐데.'
ㅣ남에게 들키기 : 다소는 흔한 사연의 예 – 아파트 경비
비가 억수로 쏟아지는 어느 날. n군은 우산을 뒤집어쓰고 여친의 어깨에 팔을 두른 뒤 동네를 배회하다 빗물에 젖은 그녀의 머리칼이 빨갛게 상기된 볼따귀에 붙어있는 것을 보고 아랫도리 찌릿함을 이기지 못해 아파트 지하 주차장으로 들어간다. 나란히 주차된 가니발 차량 뒤에서 여친의 가슴을 주무르며 입술이 터지도록 격렬한 키스를 나눈 n군. 어찌나 오래 빨아댔던지 감각은 무뎌지고 입술은 퉁퉁 붓고 서로의 얼굴에서 침냄새가 슬슬 나려던 찰나, 과감하게 여친의 치마를 걷어 올려 빤스를 내리려는 순간! 삐익!! 삐익!! 거기서 뭣들하는 거여!! 요란하게 호각을 불며 달려오는 경비 아저씨의 호통소리에 놀라 그 둘은 우산도 펴지 못한 채 빗속으로 도망쳤다. 생각해보니 경비아저씨는 cctv를 통해 실컷 관람하다 수위가 올라가자 이건 안되겠다 싶으셨는지, 애들이 코푼 휴지를 버리고 갈까봐 걱정되셨는지, 하여간 이를 제지하기 위해 뛰어나온 것. 참고로 n군과 여친은 경비가 없는 작은 건물로 재잠입, 해결했다고.
ㅣ남에게 들키기 : 상상하기도 싫은 예 – 경찰
사회에 첫발을 내딛은 c양. 9 to 6의 성실한 생활을 하며 술이 뭐에요, 집-회사-집-회사의 단조로운 동선을 그리며 살던 시절이다. 그 당시 이제 막 만나기 시작한 남자가 있었으니 그는 s대 대학원생. 둘은 회사와 학교가 가깝다는 이유로 점심시간에 만나 메밀국수를 먹고 후식으로 카푸치노를 마신뒤 헤어지는 깜찍한(..) 데이트를 즐겼다.
그러던 어느 날. 처음으로 저녁 약속을 하게 되었는데, 몇 달간 자제하던 삼겹살에 소주를 보고 눈깔이 뒤집힌 c양은 순식간에 과거로 회귀, 끝간데 없이 달리고 달리고, 또 달리다.. 그만 의식을 놓고 말았는데. S가 결코 가볍지 않은 c양을 부축하며 난감해하고 있을 그 시각, c양의 집에서는 나쁜 상상의 대가로 알려진 그녀의 어머니가 전화통에 불을 내고 있었다. 맨날 칼퇴근 하고 오던 년이 어찌된거야. 또르르- 또르르- 여보세요? 어디니? 여부세요? 딸각. 간만에 술쳐먹고 신난다고 휘두르던 핸드백 속에서 자동응답 버튼이 눌러진 c양의 휴대폰.
제멋대로 받고 끊고하는 휴대폰의 상황을 알리 없는 둘은 뻔하지만 모텔로 들어가고. c양은 전혀 낭만적이지 않게 변기통에 대가리를 박고 형체를 알 수는 없지만 아까 그 삼겹살과 소주를 내놓기 시작했다. 우웨엑-! 꾸엑-! 전화는 계속 걸려오고. 침대에 내던진 핸드백에서 쏟아진 휴대폰은 교묘하게 매트리스 사이에 꼽히고, 어김없이 여보세요? 우웩-! 여보세요! 헉헉, 딸각.의 연속이-_-.. 평소 나쁜 상상의 달인이라고 아까 말했던 c양의 어머니는 놀랍게도 c양이 택시강도에 납치된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내리고 경찰에 신고하기에 이르른다.
c양의 어머니와 c양의 언니는 경찰서에 가서 지금 딸이 납치되었고 범인은 계속해서 딸이 고통스러워하는 소리를 들려주고 끊고 있다, 아직까지 돈은 요구하지 않았다 고 진술했다. 경찰은 실종신고는 연락두절 24시간 후부터 수배령이 떨어지기 때문에 현재로선 불가하다고 했으나, 내일 아침에 내 딸이 변사체로 발견되면 니가 살려낼거냐! 고 호통을 치는 바람에, 사실 따님이 데이트를 하시는 걸 수도 있다고 조심조심 말하는 경찰에게, 당신이 내 동생을 아느냐, 걔는 술도 안먹고 퇴근하면 집에 곧바로 돌아오는 재미 때가리 업는 인생을 사는 애다! 라고 소리치는 바람에, 난감해하던 관할 경찰서 경관 일동이 하나도 빠짐없이 확인서를 쓴 뒤, 비로서 전국에 수배령이 떨어졌다.
-_- 나이 25세. 하늘색 브라우스. 까만 정장바지. 흰색 핸드백... 그러나 바로 그때, 사건은 갈수록 개엉망이 되가고. c양의 카드조회를 해보던 경찰, 선명하게 찍인 크리스탈 모텔 2만원을 확인하고 말았으니...
여기는 모텔 입구. 경찰차를 타고 달려온 c양과 c양의 언니는 초조한 마음으로 대기중이다. 한편 모든 일(-_-?)을 치룬 c양과 s군은 방안에서 침대 매트리스까지 뒤집으며 문제의 핸드폰을 찾고 있었는데. 쾅쾅쾅쾅! 밖에서 문을 두드린다. c양씨 있습니까! 경찰입니다! 문여세요! 헉!! S는 놀라 문을 열었다. 매트리스를 들고 있던, 술이 여전치 안깬 c양도 벙쪄 쳐다봤다. 아저씬.. 누구세요? 경찰은 방안을 스윽 둘러보더니 문을 닫고 나갔다. 차에 있던 c양과 c양의 언니에게 설명하기 위해. 따님은 안전합니다. 옷은 다 입고 있고, 상처의 흔적은 없습니다. 남자분 인상도 아주 선량합니다. 놀란 가슴이 진정되면서 화가 난 c양의 언니, 엄만 기다려. 모텔로 들어섰다. 주책 맞은 카운터 아줌마는 c양 언니의 속을 긁고, 어머~ 닮았네~. c양의 언니는 싸늘하게 대꾸했다. 언니에요. 오호호호! 아니~, 여자분이 쪼금 취했는데~ 남자분은 아주 멀쩡하게 생겼어~ 여기오는 사람들은 솔직히 뭐 대부분 그래~ 근데 왜들 이러실까. 오호호호호호.
그러게나 말이다. c양의 심정이 바로 그것이다. 살짝 맛간 여자와 그보단 상태가 멀쩡한 남자가 함께 모텔에 들어가는데, 그게 뭐 어쨌다고, 경찰차까지 타고 달려와서 왜들 이러실까. 죽고 싶었다.
그날 c양은 경찰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다음날 c양은 s로부터 메일을 한 통 받았다고 한다.
'너.. 억대 상속녀니?'
얼마 전 앵무새에게 불륜을 들켜 좆된 아줌마에 관한 인터넷 기사를 보며 생각했다. 이젠 사람도 아니고 동물한테도 떡생활을 걸리는구나.. 떡좀 쳤다하는 분이라면 분명 이와 같이 홍콩 가다 말고 지대로 추락하는 안 좋은 추억이 있는 분들 있으실 거다. 없다면 다행인데 앞으로 조심하시기를. 부디 떡치기 전에 잠근 문도 다시보고, 휴대폰은 잠시 꺼두는 센스를 챙기시길. 오늘도 내일도 모레도 안전 즐떡 하시라-
성지식 Hot Issue
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