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녀막 신화를 깨자_by 성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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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정원이 말하는 열린 성⑥] 처녀막 신화를 깨자

“제가 처녀막이 없다는 것을 알았을 때 얼마나 그 사람이 상심할지에 대해 이런저런 생각을 해 보면 가슴이 아파 옵니다. 남자분들, 궁금합니다. 처녀막이 있고 없고 성경험이 있고 없고가 그렇게 중요합니까? 전 제 자신이 밉고 답답해 죽겠습니다.”

사랑해서 성관계를 가졌던 남자와 헤어진 어떤 여성이 새로운 사랑을 만나면서 보내온 고민의 글이다.

순결과 처녀막에 대한 고민의 글은 남자도 여자도 보내오지만 그 내용이 확연히 다르다. 여자는 마치 금 간 도자기처럼 자신의 불완전함, 때로는 비도덕적(?)인 자신을 비난하고 새로운 상대가 어떻게 자신을 받아들일지에 대해 염려한다(그 새로운 상대란 아직 만나지 못한 상대일 수도 있다). 심지어 처녀막 재생수술을 운운하면서.

하지만 남자의 경우 자신이 동정을 잃었다며 한탄하고 비관하거나 앞으로의 일을 걱정하는 상담은 한번도 못 받아 보았다.

성관계 후 상대 여성이 처녀가 아니라며 분노하거나 ‘대충 성관계나 즐기다가 헤어지겠다’는 믿기지 않는 내용도 적지 않다. 물론 ‘과거의 아픔 때문에 고통받는 그녀가 딱하다. 내 사랑으로 그 상처를 아물게 하겠다’는 남성도 없는 건 아니나, 절대적으로 그 수가 적다. 하기사 이런 생각을 가진 남성들은 순결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없으므로 상담할 필요가 없는지도 모르겠지만.

이런 상담글을 대하면서 차라리 세 번이나 처녀막이 재생된다는 두더지의 복(?)이 부러울 지경이다

나의 마음과 상처를 돌보고 추스르기 전에 나를 사랑할 사람의 마음과 기대만을 배려하고 염려하는 우리 젊은 여성들을 어떡해야 좋을까?

해부학적으로 말한다면 처녀막이란 ‘여성의 질구를 불완전하게 메우고 있는 결체조직’이며 ‘질막’ 이다. 이 처녀막은 사람마다 생김새와 두께가 다 달라서 어떤 사람은 가벼운 충격에도 쉽게 파열되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성관계가 불가능할 만큼 -급기야는 의사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두꺼운 경우도 있다. 그래서 어떤 사람은 첫 성경험임에도 불구하고 피 한 방울 나지 않고 고통도 없어 처녀성을 의심받는 반면, 어떤 여성은 여러 번의 성관계 때마다 부분적으로 파열돼 계속 피가 보이는 경우도 적지 않다.(어떤 통계에 따르면 첫 성관계에도 불구하고 처녀막의 파열로 인한 출혈이 보일 확률은 50% 정도라고 한다)

그렇게 사람에 따라 가벼운 충격, 예를 들면 태권도 발차기나 발레의 다리 찢는(?) 동작, 승마 등에 의해 쉽게 파열될 수도 있기 때문에 처녀막은 처녀를 증명하는 기준이라기엔 너무 불완전하다. 일반적으로 모든 처녀에게 처녀막이 있는 것도 아니고 (어떤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흔적만 가지고 태어나기도 한다) 성경험 말고도 처녀막을 상하게 하는 요인이 많다는 것이다.

따라서 순결함과 처녀막을 같이 보는 것은 무리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는 여전히 처녀막과 순결이 함께 간다.

물론 순결이란 소중한 것이다. 가능하면 내가 원하는 그런 순간에 내가 정말 사랑하는 사람과 몸과 마음을 나눌 수 있다면 너무나 좋을 것이다. 그것은 여자나 남자나 마찬가지이다.

여자의 순결이 더 귀하고 남자의 순결은 덜한 것이 아니다. 또 순결은 누가 누구에게 바치고 잃는 그런 것이 아니다. 난 사랑이든 성이든 그렇게 일방적인 관계는 진정한 모습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난 우리 젊은이들이 진정한 순결이 무엇인가를 진지하게 생각하길 바란다. 사랑했기에 누구와 성관계를 했다. 그것도 많은 고민과 갈등 끝에... 그 사랑이 영원하리라 믿었고 그래서 두 사람은 순결을 나누었다. 하지만 그렇지 못했고 두 사람은 헤어졌다. 이 헤어짐이 두 사람의 잘못일 수는 있어도 사랑했다고 믿은 마음이 거짓은 아니었을 터...

단지 좀 아쉽다면 좀 더 내 성 가치관과 태도를 이해했더라면 그리고 그것들이 일치했더라면 하는 것이지만, 유감스럽게도 사람은 완전한 존재가 아니라 완전을 추구해 가는 존재이다. 그래서 장난으로 성관계를 한 게 아니라면 비난할 이유도 비난받을 이유도 없다고 생각한다.

좀더 욕심을 낸다면 다음에는 더 완전한 사랑을 할 수 있었으면, 그때는 만남의 모습이 달라지더라도 내가 나의 사랑을 컨트롤할 수 있었으면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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