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향은 존중되어야 한다
성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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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20 09:20
영화 [사랑의 순간]
식당에서 아침 식사를 하며 TV를 보았다. 이런저런 쓰잘데기 없는 정보 알려주는 아침 프로인데 ‘신던 스타킹 삽니다.' 하면서 중고 스타킹을 사고파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였다. 그것도 아주 경각심을 불러일으킬 만한 내용으로 그 사람들을 '변태'로 몰아갔다. 여기서 말하는 내가 생각하는 변태는 성적 취향이 유별난 사람이 아닌, 취향으로 남에게 피해를 주는 사람이다.
솔직히 그 사람들은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 빨래 후 말리려고 널어놓은 스타킹이나 팬티를 훔치는 것이 아니고,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여 구매하는데 이것이 문제가 된다는 식의 보도를 왜 하는지 이해를 할 수 없었다. 같이 밥을 먹던 일행들은 하나같이 같은 반응이었다.
"어휴, 저 변태 새끼들… 쯧쯧"
"할 짓 없는 새끼들 많네..."
스타킹 수집가들을 욕했다. 하지만 내 생각은 달랐다.
"아니, 저게 뭐 욕먹을 짓인가? 피해를 주는 것도 아니고. 파는 여자들도 그래. 지들 돈 벌려고 스타킹 팔아놓고 왜 뒤에서 욕해?"
따위의 말들로 그들을 옹호하고 대변했다. 남이 중고 스타킹을 구매해서 성적욕구를 해소하든 길거리 똥을 주워다 먹든 나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행위라면 존중해줄 수 있다.
가끔 주변에서 그런 사람들을 본다. 자기와 다르다고, 일반적이지 않다고 비정상 취급을 하는 사람들. 그저 답답할 뿐이다. 아무튼, 이 프로그램은 결국 '발 패티쉬'까지 있는 사람을 스타킹 구매자와 하나로 묶어 그들을 성매매자로 몰아가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2차 성매매까지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이라는 클로징 멘트를 남겼다. 어이가 없었다.
나는 중고 스타킹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그들을 이해한다. 다양한 성적 취향을 존중해주지 않고 못 하는 이상, 이 나라의 섹스 라이프에는 희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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