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을 위한 섹스
성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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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22 09:20
미드 [teen wolf]
며칠 전 예전 제자들을 만났다. 한 명이 군대 휴가 나와서 술 사달라고 만난 것이었는데, 남자 둘, 여자 둘 네명이서 저녁 여섯 시에 만나 새벽 두 시까지 놀았다. 간만에 만나 추억 이야기도 하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술이 좀 돌고 하니 주제는 자연스럽게 섹스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갔다.
21살, 22살 정도의 나이들이라 뭐 딱히 기대하지는 않고 나눈 이야기였는데, 솔직히 섹스에 대한 여러가지 이야기로 들어가다 보니, 완전 의학적인 상식이나 디테일한 테크닉같은 부분을 제외하고 딱히 내가 거들 부분이 없더라.
"콘돔을 왜 끼는데?"
"피임하는 것도 있고.. 빼고 하면 완전 조루됨"
"끼고 하면?"
"한 40분?"
"빼고 하는 게 좋은데 난.."
"헐, 남자친구는 빼고 하나?"
"응. 내가 못하게 한다"
"그러면 금방 싸지 않나?"
"아니? 오래 하는데?"
"그건 니꺼가 헐걸...."
빡(등짝 맞는소리)
"나도 손가락 두 개 들어가면 아프거든? 응? 응?"
예전에 한참 가르칠 때는 그저 애들이더만, 각자 섹스도 즐길 만큼 즐기고 - 특히 여자애중 한 명은 남자친구랑 마주보고 자위하는 것을 즐긴다는 말을 들었을 때, 헛, 했음. - 한없이 숨기고 드러내지 못했던 우리 지난 날을 생각해보면 뭔가 웃기기 그지없었다. 선생과 제자가 이렇게 섹스이야기를 즐겁게 주고받을 줄이야.
자기들의 썰만으로는 부족했는지, 나에게 재미있었던 섹스후일담을 늘어놓기를 종용하는데, 아무렇지도 않게 꺼낸 쓰리썸 이야기에 뜨억하는 것으로 보아 어지간한 섹스 썰은 풀기 힘들겠다 싶어 정말 순수한(내 딴에는) 섹스이야기로 즐겁게 시간을 보냈다.
한참 전에 교실 화이트보드 뒤에서 발견한 콘돔을 뜯어보고는 정체를 궁금해하던 그 순진한 학생들이, 이제는 섹스이야기가 자연스럽고, 서로의 이야기를 들으며 즐길 수 있는 나이가 되었다는 것만으로 세월의 흐름이 양껏 느껴지는 시간이었다.
우리나라도 이제 섹스 첫 연령대가 평균 10대 연령으로 접어든 지가 꽤 되었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성교육의 커리큘럼만큼은 7~80년대를 크게 벗어나지 않았지. 대학생 언니가 고등학생 여동생이 슬며시 찾아와 내민 손바닥에 콘돔을 얹어 주는 건 다반사고, 엄마 아빠가 여행가고 난 후의 집이 얼마나 남자친구와 섹스하기에 최적의 장소인지, 동생이 다른 방에 있는 동안 섹스를 즐기는 미성년커플이 얼마나 많이 늘었는지 어른들은 잘 모른다.
그래도 그들은 기본적인 자신들만의 룰을 알고 있다. 예를 들면 콘돔은 꼭 착용해야 한다던지, 섹스는 남자친구랑만 하는 것이라던지 (물론 나이가 들면 이러한 룰들은 지속적으로 바뀌겠지. 입맛에 맞게).
나는 개인적인 바램이라면, 미성년자들의 성을 위한 커뮤니티가 있었으면 좋겠다. 이제 그들이 성숙하지 못해서 섹스를 할 수 없다는 핑계는 더이상 댈 수 없다. 자각이 이미 깨어있고, 책임과 도덕성도 어른못지 않다. (오히려 더 순수할 수도 있겠지) 물론 원조교제가 되고 성매매가 되면 곤란하겠지만, 그들을 성(性)에서 보호하려는 게 아닌, 그들 또한 각자의 성을 즐길 수 있게 정보도 교류하고, 도움도 줄 수 있는 그런 커뮤니티 말이다.
미성년자와 성인이 섹스를 하는 것은 법으로 금지되어 있지만, 그들끼리 섹스를 하는 것은 전혀 아니지 않는가. 그것을 인정한다면 서포트도 해 줘야지.
물론 우리나라의 입장에서 갈 길은 아직 멀다. 굳이 다른 나라와 비교하지 않더라도, 우리는 우리문화 특유의 제한이 언제든 걸려있는 것이 사실이고, 당분간은 이것을 고칠 마음은 없어 보이니까. 어차피 제도로 명문화되지 않을 것이라면, 난 그냥 단지 그들의 섹스에 대해 존중이나 해 줄 뿐이다. 그게 어딘가.
"그러니까, 걔는 왜 그렇게 사정 조절을 못 한대니?"
"몰라요, 나도"
"사후피임약은 부작용도 있고, 몸에 딱히 안 좋아"
"알죠. 그래도 콘돔은 쓰기 싫다는데 뭘."
나는 한번도 써본 적도 없는 사후피임약을 올해만 들어 몇 번을 구매했는지 모른다. 하루빨리 그들을 위한 정보 커뮤니티가 생겨나기를, 엄마의 주민등록번호 없이 가입할 수 있는 자유로운 섹스 커뮤니티말이다.
21살, 22살 정도의 나이들이라 뭐 딱히 기대하지는 않고 나눈 이야기였는데, 솔직히 섹스에 대한 여러가지 이야기로 들어가다 보니, 완전 의학적인 상식이나 디테일한 테크닉같은 부분을 제외하고 딱히 내가 거들 부분이 없더라.
"콘돔을 왜 끼는데?"
"피임하는 것도 있고.. 빼고 하면 완전 조루됨"
"끼고 하면?"
"한 40분?"
"빼고 하는 게 좋은데 난.."
"헐, 남자친구는 빼고 하나?"
"응. 내가 못하게 한다"
"그러면 금방 싸지 않나?"
"아니? 오래 하는데?"
"그건 니꺼가 헐걸...."
빡(등짝 맞는소리)
"나도 손가락 두 개 들어가면 아프거든? 응? 응?"
예전에 한참 가르칠 때는 그저 애들이더만, 각자 섹스도 즐길 만큼 즐기고 - 특히 여자애중 한 명은 남자친구랑 마주보고 자위하는 것을 즐긴다는 말을 들었을 때, 헛, 했음. - 한없이 숨기고 드러내지 못했던 우리 지난 날을 생각해보면 뭔가 웃기기 그지없었다. 선생과 제자가 이렇게 섹스이야기를 즐겁게 주고받을 줄이야.
자기들의 썰만으로는 부족했는지, 나에게 재미있었던 섹스후일담을 늘어놓기를 종용하는데, 아무렇지도 않게 꺼낸 쓰리썸 이야기에 뜨억하는 것으로 보아 어지간한 섹스 썰은 풀기 힘들겠다 싶어 정말 순수한(내 딴에는) 섹스이야기로 즐겁게 시간을 보냈다.
한참 전에 교실 화이트보드 뒤에서 발견한 콘돔을 뜯어보고는 정체를 궁금해하던 그 순진한 학생들이, 이제는 섹스이야기가 자연스럽고, 서로의 이야기를 들으며 즐길 수 있는 나이가 되었다는 것만으로 세월의 흐름이 양껏 느껴지는 시간이었다.
우리나라도 이제 섹스 첫 연령대가 평균 10대 연령으로 접어든 지가 꽤 되었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성교육의 커리큘럼만큼은 7~80년대를 크게 벗어나지 않았지. 대학생 언니가 고등학생 여동생이 슬며시 찾아와 내민 손바닥에 콘돔을 얹어 주는 건 다반사고, 엄마 아빠가 여행가고 난 후의 집이 얼마나 남자친구와 섹스하기에 최적의 장소인지, 동생이 다른 방에 있는 동안 섹스를 즐기는 미성년커플이 얼마나 많이 늘었는지 어른들은 잘 모른다.
그래도 그들은 기본적인 자신들만의 룰을 알고 있다. 예를 들면 콘돔은 꼭 착용해야 한다던지, 섹스는 남자친구랑만 하는 것이라던지 (물론 나이가 들면 이러한 룰들은 지속적으로 바뀌겠지. 입맛에 맞게).
나는 개인적인 바램이라면, 미성년자들의 성을 위한 커뮤니티가 있었으면 좋겠다. 이제 그들이 성숙하지 못해서 섹스를 할 수 없다는 핑계는 더이상 댈 수 없다. 자각이 이미 깨어있고, 책임과 도덕성도 어른못지 않다. (오히려 더 순수할 수도 있겠지) 물론 원조교제가 되고 성매매가 되면 곤란하겠지만, 그들을 성(性)에서 보호하려는 게 아닌, 그들 또한 각자의 성을 즐길 수 있게 정보도 교류하고, 도움도 줄 수 있는 그런 커뮤니티 말이다.
미성년자와 성인이 섹스를 하는 것은 법으로 금지되어 있지만, 그들끼리 섹스를 하는 것은 전혀 아니지 않는가. 그것을 인정한다면 서포트도 해 줘야지.
물론 우리나라의 입장에서 갈 길은 아직 멀다. 굳이 다른 나라와 비교하지 않더라도, 우리는 우리문화 특유의 제한이 언제든 걸려있는 것이 사실이고, 당분간은 이것을 고칠 마음은 없어 보이니까. 어차피 제도로 명문화되지 않을 것이라면, 난 그냥 단지 그들의 섹스에 대해 존중이나 해 줄 뿐이다. 그게 어딘가.
"그러니까, 걔는 왜 그렇게 사정 조절을 못 한대니?"
"몰라요, 나도"
"사후피임약은 부작용도 있고, 몸에 딱히 안 좋아"
"알죠. 그래도 콘돔은 쓰기 싫다는데 뭘."
나는 한번도 써본 적도 없는 사후피임약을 올해만 들어 몇 번을 구매했는지 모른다. 하루빨리 그들을 위한 정보 커뮤니티가 생겨나기를, 엄마의 주민등록번호 없이 가입할 수 있는 자유로운 섹스 커뮤니티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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