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좋은데 섹스가.._by 성지식
이 남자, 다 좋다. 인물 좋고, 성격 좋고, 직업 좋고. 친구들에게 소개했더니 말은 안 해도 다들 부러움을 넘어 질시의 눈빛까지 보낼 정도. 하지만 차마 그들에게 말하지 못한 그 이야기, 그와의 섹스는… 참… 그랬다.
한 제약 회사의 조사에 따르면 대한민국 기혼 여성 중 89%가 성생활에 만족을 느끼지 못한단다. 또 성생활에 만족하는 여성일수록 인생과 인간 관계에 대한 만족도가 3배가량 높다고 한다. ‘돈 많은 놈’보다 ‘잘하는 놈’을 택하는 게 나을 수도 있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과연 다른 조건이 괜찮다면 섹스를 못하는 남자를 받아들일 수 있을까?
여성들이 생각하는 ‘섹스 못하는 놈’의 특징은 크게 4가지였다. 첫째는 ‘신체적으로 후달리는 놈’. 맛(오럴)만 봤는데 혼자 이미 다 끝났다거나, 소위 ‘도구 불량’의 삼위일체라 할 수 있는 ‘얇고 짧으면서 조루기’까지 있는 케이스. 다음은 ‘자기 욕심만 챙기는 놈’. 애무도 없이 삽입하고 자기만 끝나면 끝인 놈이다. 세 번째는 ‘자기 혼자서만 열심히 하는 놈’. 혼자 온갖 기교를 다 부리고 이상한 야동으로 어줍잖게 배워가지고 여자들이 좋아할 거라는 잘못된 상식을 가진 남자. 마지막은 ‘섹스 후 매너가 나쁜 놈’. 아무리 잘해도 섹스가 끝난 후 바로 뒤돌아 누워 잔다거나 담배를 뻑뻑 피우면서 무뚝뚝해지는 남자가 이 경우에 속한다. 즉 여성들에게 ‘섹스 못하는 놈’이란 신체적 부실을 넘어서 매너 없고 커뮤니케이션을 못하는 놈까지 포괄하는 좀더 깊은 의미다. 그만큼 ‘섹스를 못하는 놈’과의 관계가 남자들보다 더 고민스러울 수밖에 없다.
‘섹스를 못하는 놈’과 만날 때면 그녀들의 참을성은 의외로 빨리 증발한다. 연애를 유지하기 위해선 성적 매력이 중요한데, 그 매력이 급격히 사라지면서 권태기가 빨리 온다는 것. 또 섹스 불만족이 연애의 일상적인 부분으로까지 전이되어 쉽게 짜증을 내거나 신경질을 내는 경우가 많아진다는 거다.
“키스가 슬슬 싫어지더라고요. 스킨십도 싫어지고. 가끔씩 그냥 미워 보이다가, 하더라도 ‘내가 왜 이 짓을 하고 있나’란 생각이 들었어요. 옛날 남자친구가 생각날 정도였으니까요. 암튼 그 뒤로 차차 안 하게 되고 그러다가 관계도 소원해지고.”
“스킨십이 만족스럽지 않으면 아무래도 남자로서의 매력이 덜하잖아요. 데이트도 점점 재미없어지면서 슬슬 단점을 찾게 되더라고요. 그러다가 어느 순간 연락을 안 하게 됐어요.”
“그의 자존심을 생각해서 ‘당신은 못해’라고 말할 수도 없고, 그런데 그는 내가 항상 만족한다고 생각하니 너무 어이없고. 그걸 말할 수 없으니까 어느 순간부터 작은 일에도 쉽게 짜증이 났어요.”
“만족스럽지 않으니까 안 하려고 하게 되고,나중엔 그런 걸로 싸우게 되었어요. 상대방은 저를 불감증처럼 여기면서 ‘섹스를 즐기지 않는군. 길게 사귀기 힘들겠는데’라고 생각하더라고요.”
그녀들의 생생한 증언처럼 결국 ‘섹스’가 만족스럽지 못한 순간, 남녀의 문제는 그저 ‘섹스’에 국한되지 않고 결국 ‘섹스’가 만족스러웠다면 아무렇지 않았을 문제들조차 확대 해석되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순간 남자의 학벌, 재력, 매너, 외모 등 다른 조건들조차 빛을 바랜다.
“그를 좋아해서 만나긴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 부분에서 만족이 되지 않으니까 점점 더 아쉬움이 커졌어요. 그와 함께 그려나가는 인생의 그림들이 행복할 수 있을지도 의문스러웠고요.”
“그의 섹스는 언제나 이기적이었어요. 그러다가 깨달았죠. 항상 혼자서만 힘들다고 느낀다는 걸. 섹스뿐만 아니라 일상에서도 말이에요. 항상 저 혼자 배려하고 참아왔다는 걸 떠올리고 나니까, 그런 일방적인 관계를 계속 이어나갈 필요가 있나 싶었어요.”
“섹스는 아이를 갖기 위한 하나의 절차가 아니라 부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유희일 수도 있잖아요. 그런데 섹스가 불만족스럽다면 그 생활을 쭈욱 이어갈 수 있을까 싶어요. 연인 관계라면 그럴 수 있다고 쳐도 평생을 함께해야 할 사람이라면 섹스도 하나의 공감대로서 둘 다 만족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결국 ‘섹스를 못하는 놈’과 장기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건 아무래도 어렵고, 결혼을 생각한다면 더더욱 그렇다는 것. 정서적인 부분이나 섹스 외적인 것들에서 채워주는 남자라면 어느 정도 만족하고 살 수 있겠지만, 부부 사이에서 일상과 같은 부분인 섹스를 처음부터 간과하고 살 생각은 없다는 의견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만약 지금 남친과의 섹스가 만족스럽지 않다면, 그와의 미래를 한번쯤 고민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섹스란 단순한 신체 관계가 아니라 그의 성격과 커뮤니케이션을 체크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척도일 테니 말이다.
서베이는 SURE 홈페이지(sure.joins.com)에서 2535명 오프라인을 통해 107명의 여성에게 물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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