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활활 타 오르는 정사를 위하여 - 갱년기 장애_by 성지식
성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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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20 15:20
[명의들의 명강의] 갱년기 장애
박기현 신촌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 교수
2003년 초, 노화 연구 취재를 위해 약 2주동안 미국 전역을 돌아다닐 때의 일이다. 하바드대학인지 위스콘신대학인지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평생 동물의 노화 과정을 연구했다는 한 초로(初老)의 교수가 “하나님은 피조물(被造物)의 종족 보존이 1차적 관심이었기 때문에 그들이 생식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동안에만 책임을 지시는 것 같다”고 농담삼아 말한 것은 분명히 기억한다.
침팬지 등의 노화과정을 관찰한 결과, 생식 능력이 없어지는 순간을 즈음해 세포의 신진대사가 급격히 둔화되며 온 몸의 이곳 저곳이 고장나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자연상태에서는 인간을 포함한 모든 동물은 생식능력이 사라지는 순간과 사망하는 시점이 크게 차이가 나지 않으며, 따라서 조물주가 그때까지만 책임을 져도 큰 문제가 없었는데, 최근 인간의 수명이 급격하게 연장됨에 따라 문제가 발생하게 됐다고도 그는 말했던 것 같다. 다소 황당하지만 꽤나 재미있는 ‘포인트’인 것 같아 지금껏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동양의학에서는 여자는 7의 배수, 남자는 8의 배수로 생식 능력이 시작되고 끝난다고 설명한다. 즉 여자는 2X7=14세에 초경을 시작하고, 7X7=49세에 폐경이 되지만 남자는 2X8=16세에 생식능력을 갖게 돼서 8X8=64세에 생식능력이 끊어진다는 얘기다. 사실이라면 남자가 여자보다 무려 15년이나 더 생식능력을 보유하게 된다.
그러나 2003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02년 남자의 평균 수명은 72.8세, 여자의 평균 수명은 80.1세다. 여자가 남자보다 오히려 7.3년 더 오래 산다. 미국서 들은 그 황당한 얘기를 여기에 대입시키면 남자는 64세까지 하나님의 애프터 서비스(AS)를 받고 8.8년만 무보증으로 살면 되지만, 여자는 49세에 보증수리 기간이 만료돼 무려 31.1년이나 골골 그리며 아픈 몸으로 살아가야 한다는 얘기가 된다.
이같은 ‘생식기간 AS 가설(假說)’이 남자에게도 적용되는지는 솔직히 자신이 없다. 그러나 적어도 여자에게만은 분명한 것 같다. 폐경으로 생식능력이 사라지면 여성에겐 각종 갱년기 증상, 심장병, 뇌졸중, 골다공증, 관절염, 정신질환 등이 그 이전보다 서너배씩 증가한다. 중년의 여성들이 허구한 날 잔병치레를 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왜 여자만 이토록 힘든 폐경의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지, 그것을 조물주에게 물어보고 싶다.
폐경을 이해하기 위해선 먼저 호르몬을 알아야 한다. 여성호르몬은 난소에서 분비되는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 두가지가 있다. 에스트로겐은 뇌하수체에서 분비되는 난포자극호르몬(FSH)의 지시를 받아 생성되며, 프로게스테론은 황체호르몬(LH)의 지시를 받아 생성된다.이 중 10대 중반쯤 부터 분비되는 에스트로겐은 여성의 제2차 성징(性徵) 발현과 직접적 관계가 있기 때문에 통상 에스트로겐만을 여성호르몬이라 부르기도 한다. 이 호르몬의 작용으로 여성은 곱상한 외모를 갖게 되고, 피부가 매끄럽고 탱탱하게 되며, 가슴이 볼록하게 튀어 나오며, 골반이 커지게 된다. 성욕(동물은 발정)을 느끼는 이유도 에스트로겐 때문이다. 에스트로겐(estrogen)은 그리스어의 ‘성욕(oestros)’과 ‘생기다(gennao)’의 합성어다. 에스트로겐은 또 난소내의 난자를 성숙시켜 임신에 대비하는 역할도 한다.
이에 비해 프로게스테론은 에스트로겐이 성숙시킨 난자를 몸 밖으로 배란시키는 역할을 하며, 난자가 정자를 만나 수정된 수정란이 자궁에 착상되고 임신이 유지될 수 있도록 자궁 내막을 두텁게 만드는 작용도 한다. 에스트로겐이 성욕을 느끼게 한다면 프로게스테론은 성욕이나 발정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폐경이란 여성을 여성답게 만드는 이 두가지 호르몬의 분비가 끊어진 상태를 말한다.
박기현 신촌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 교수
2003년 초, 노화 연구 취재를 위해 약 2주동안 미국 전역을 돌아다닐 때의 일이다. 하바드대학인지 위스콘신대학인지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평생 동물의 노화 과정을 연구했다는 한 초로(初老)의 교수가 “하나님은 피조물(被造物)의 종족 보존이 1차적 관심이었기 때문에 그들이 생식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동안에만 책임을 지시는 것 같다”고 농담삼아 말한 것은 분명히 기억한다.
침팬지 등의 노화과정을 관찰한 결과, 생식 능력이 없어지는 순간을 즈음해 세포의 신진대사가 급격히 둔화되며 온 몸의 이곳 저곳이 고장나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자연상태에서는 인간을 포함한 모든 동물은 생식능력이 사라지는 순간과 사망하는 시점이 크게 차이가 나지 않으며, 따라서 조물주가 그때까지만 책임을 져도 큰 문제가 없었는데, 최근 인간의 수명이 급격하게 연장됨에 따라 문제가 발생하게 됐다고도 그는 말했던 것 같다. 다소 황당하지만 꽤나 재미있는 ‘포인트’인 것 같아 지금껏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동양의학에서는 여자는 7의 배수, 남자는 8의 배수로 생식 능력이 시작되고 끝난다고 설명한다. 즉 여자는 2X7=14세에 초경을 시작하고, 7X7=49세에 폐경이 되지만 남자는 2X8=16세에 생식능력을 갖게 돼서 8X8=64세에 생식능력이 끊어진다는 얘기다. 사실이라면 남자가 여자보다 무려 15년이나 더 생식능력을 보유하게 된다.
그러나 2003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02년 남자의 평균 수명은 72.8세, 여자의 평균 수명은 80.1세다. 여자가 남자보다 오히려 7.3년 더 오래 산다. 미국서 들은 그 황당한 얘기를 여기에 대입시키면 남자는 64세까지 하나님의 애프터 서비스(AS)를 받고 8.8년만 무보증으로 살면 되지만, 여자는 49세에 보증수리 기간이 만료돼 무려 31.1년이나 골골 그리며 아픈 몸으로 살아가야 한다는 얘기가 된다.
이같은 ‘생식기간 AS 가설(假說)’이 남자에게도 적용되는지는 솔직히 자신이 없다. 그러나 적어도 여자에게만은 분명한 것 같다. 폐경으로 생식능력이 사라지면 여성에겐 각종 갱년기 증상, 심장병, 뇌졸중, 골다공증, 관절염, 정신질환 등이 그 이전보다 서너배씩 증가한다. 중년의 여성들이 허구한 날 잔병치레를 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왜 여자만 이토록 힘든 폐경의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지, 그것을 조물주에게 물어보고 싶다.
폐경을 이해하기 위해선 먼저 호르몬을 알아야 한다. 여성호르몬은 난소에서 분비되는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 두가지가 있다. 에스트로겐은 뇌하수체에서 분비되는 난포자극호르몬(FSH)의 지시를 받아 생성되며, 프로게스테론은 황체호르몬(LH)의 지시를 받아 생성된다.이 중 10대 중반쯤 부터 분비되는 에스트로겐은 여성의 제2차 성징(性徵) 발현과 직접적 관계가 있기 때문에 통상 에스트로겐만을 여성호르몬이라 부르기도 한다. 이 호르몬의 작용으로 여성은 곱상한 외모를 갖게 되고, 피부가 매끄럽고 탱탱하게 되며, 가슴이 볼록하게 튀어 나오며, 골반이 커지게 된다. 성욕(동물은 발정)을 느끼는 이유도 에스트로겐 때문이다. 에스트로겐(estrogen)은 그리스어의 ‘성욕(oestros)’과 ‘생기다(gennao)’의 합성어다. 에스트로겐은 또 난소내의 난자를 성숙시켜 임신에 대비하는 역할도 한다.
이에 비해 프로게스테론은 에스트로겐이 성숙시킨 난자를 몸 밖으로 배란시키는 역할을 하며, 난자가 정자를 만나 수정된 수정란이 자궁에 착상되고 임신이 유지될 수 있도록 자궁 내막을 두텁게 만드는 작용도 한다. 에스트로겐이 성욕을 느끼게 한다면 프로게스테론은 성욕이나 발정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폐경이란 여성을 여성답게 만드는 이 두가지 호르몬의 분비가 끊어진 상태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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