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 Masturbation <1>_by 성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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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h! masturbation-①

당신의 지성은 위대하다. ‘그것’에 대해 궁금한 것, 말하고 싶은 것이 산더미인데도 ‘나는 지성적인 걸’이라 자위하는 넌센스 또한 위대하다.


▒▒ 너와 나의 자위論 ▒▒
자위에 관한, 지극히 사적인 이야기
♀ 언젠가 친구들끼리 모인 자리에서 자위에 관한 이야기가 화두로 떠올랐다. 여섯 명 모두 미혼이었으니 질펀한 얘기가 오가지는 않았지만, 자위에 관해서 그들이 갖고 있는 관심은 그 어떤 주제보다 뜨거웠음을 기억한다. 자위를 하는 친구건, 하지 않는 친구건 그들 나름의 호기심과 고민이 존재했고, 그날 우리는 시종일관 목소리를 낮추어 자위를 논하며 간만에 펼쳐진 수다를 두손 들어 환영했다.
♀ 그중 한 친구의 자위담은 우리 모두를 놀라게 했다. 맞벌이를 하는 부모 밑에서 자란 그녀는 어렸을 때부터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았고, 때문에 자기 몸에 자신도 모르게 집중하게 되었다는 것. 초등학교 5학년 때 문득 거울 앞에서 옷을 벗고 싶다는 충동이 일었고, 그후에는 그저 감정이 이끄는 대로 몸을 맡겼을 뿐이었는데 형용할 수 없는 쾌감을 맛보았다며 과거를 추억했다. 그녀는 물론 그 이후로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자위를 한다고 했다. 일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거나 잠이 오지 않을 때 한 번의 거사(?)를 치르고 나면 딱 기분좋을 만큼의 해방감이 들어 편히 잠들 수 있다는 것. “나한테 자위는 즐거운 취미야.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이라고 그녀가 말했을 때 자위 경험이 전무한 두 명의 친구는 부러움이 가득한 눈으로 답답하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러자 대화의 주제는 자연스레 자위야말로 지극히 만족스러울 수밖에 없는 셀프 섹스이므로 자위를 하지 않는 두 친구가 이해되지 않는다는 쪽으로 흐르게 되었다.
♀ 그후 입을 연 두 명의 친구는 ‘계기’와 ‘코드’의 문제를 들어 자신들이 그저 ‘나이 먹고도 성에 눈도 못 뜬’ 여자로 비쳐지는 것을 강하게 거부했다. 개인의 경험은 환경과 만나는 상대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으며, 자신들에게는 특별히 자위를 체험하게 할 만한 계기가 없었을 뿐이라는 것. 그리고 혹 그럴 계기가 있었다 해도 그럴 코드의 사람이 아니라면 자위에 특별히 매력을 느끼지 못할 거라는 게 두 친구의 주장이었다. 자위행위가 불결하다고 느껴서도, 처녀막이 파열될까봐 두려워서도, 죄의식을 느낄까 겁이 나서도 아닌, 그저 딱히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서 하지 않는다는 둘의 말에 자위 유경험자 친구들은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 자위에 관한 우리의 긴긴 수다는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계속되었다. 그날 우리는 개인의 사적인 영역을 지나친 것 아닌가 싶을 정도로 거침없이 침범했으며, 동시에 굉장한 비밀을 나눈 동지가 되었다. 그후 수 개월이 흘렀고, 며칠 뒤 우리는 다시 뭉치기로 했다. 그 친구들을 다시 만나면 또 어떤 흥미진진한 얘기들이 나올까. 나는 지금 이 순간, 자위할 때만큼이나 흥분된다.

자위라고 말하라
♀ 여성이 자위에 대해 말하기 위해서는, 여성의 자위에 대해 말하는 것이 특별한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를 먼저 말해야 한다. 남자의 자위는 지극히 건강하고 정상적인 성적 행위로 인정하면서도, 여자의 자위는 대놓고 말하기 난해해 하는 것이 바로 우리들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왜? 이유는 간단하다. 여성의 성적 욕구를 제대로 표현하는 것이 불경한 것으로 여겨졌던 과거의 정신적 유산이 극복되기에는, 자위라는 주제가 태생적으로 남성과의 연결고리를 훨씬 강하게 가졌기 때문이다. 남자가 주기적으로 정액을 방출하지 않으면 성적으로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알려진 것과는 대조적으로, 여자는 남자와의 삽입 섹스에 의해서만 진정한 오르가슴을 느낄 수 있다는 잘못된 속설이 여자의 자위행위를 무의미하고 정상적이지 않은 것으로 인식하게 만들었다.
♀ 그러나 정말 여자가 삽입 섹스를 통해서만 오르가슴을 느끼는가 하면 그렇지 않다. 반복된 피스톤 운동을 통해 질 벽이 자극되는 것보다 성적으로 더한 쾌락을 안겨주는 것이 바로 클리토리스 자극이기 때문. 자위를 경험한 여성 중 상당수가 남성의 성기를 닮은 물건을 질 안에 넣고 피스톤 운동을 할 것이라는 남자들의 상상과는 달리, 손가락으로 성기 전체 혹은 클리토리스를 자극한다는 것이 이 사실을 뒷받침한다. 만약 오로지 페니스 혹은 페니스와 유사한 물건의 자극만으로 여성이 오르가슴을 느끼게 만들어져 있다면, 성능 좋은 딜도가 생리대 못지않은 여성의 필수품이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여성의 쾌락을 창조하는 것은 자신들이라는 착각에 빠진 남자들이 세상에 너무 많다는 사실이 그저 슬플 뿐이다.
♀ 결국 여자 혼자서도 얼마든 자유롭게 절정을 맛볼 수 있다는 사실은 여자든 남자든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며, 자신의 정상적인 삶을 파괴하는 지경이 되지 않는 한 자유롭게 자위를 하는 것이 사회학적으로도 지극히 정상적인 행위라는 결론에 이르는 중요한 논리적 전제가 된다. 자위 본래의 목적이 쾌감 추구라는 것을 부정할 사람은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
♀ 그럼 자위에 대한 여자들의 태도는 어떤가? 언젠가 한 대학에서 자위와 관련된 행사를 열었을 때, 함께 그곳을 지나가던 친구는 당황해 얼굴이 붉어지며 어쩔 줄을 몰라했다. 자위가 나쁜 것이 아니란 건 잘 알지만 그렇다고 ‘우리 모두 즐겁게 자위해요’라며 대놓고 얘기할 필요까지 있냐는 것이 그녀의 주장이었다. 꽤 여성 해방론적인 시각을 견지하고 있다고 자부하던 당시의 에디터로서도 약간의 민망함을 느낄 정도였으니, 그 친구가 당황해 하던 모습을 이해 못한 것은 아니었다.
♀ 하지만 자위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혹여 민망하고 남사스럽더라도 그저 쉬쉬 할 까닭은 또 뭔가. 오늘 밤 내가 ‘느끼고 싶어서’ 자위를 하는 것이 누군가에게 해악을 끼치나? 아니면 내 자신을 파멸시키기라도 하나? 오로지 자신의 성적 흥분을 충족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다른 인격체의 몸을 수단화하는 사람들에 비하면 너와 나의 자위 행위는 얼마나 심플하고 쿨한가. 여자의 자위에 덧씌워진 말도 안 되는 편견을 극복하고 좀더 가벼운 마음으로 자위를 하기 위해서는 조금 과격하더라도 자위를 논하는 것, 결코 나쁘지 않다. 그러므로 자위행위에 대해 당당하게 얘기하는 것이 일부 운동 성향이 강한 페미니스트만이 보일 수 있는 태도라 생각하는 것은 적어도 자위를 한 번이라도 해본 경험이 있는 당신이라면 지양해야 할 태도다.

인생은 곧 자위다
♀ ‘자기의 성기를 자신의 손으로 자극함과 동시에 어떤 성적 상상을 통해 성교에 의하지 않고 성적 쾌감을 오르가슴에까지 도달시키는 행위’. 이것은 백과사전에서 내리고 있는 자위의 정의다. 하지만 그저 성기를 자극해 혼자만의 오르가슴에 오르는 것만이 자위일까? 이제는 좀, 넓은 시각에서 자위행위를 바라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자위행위란 스스로에게 기쁨과 만족을 선사하기 위한 다채로운 노력 가운데 하나라고 말이다. 그 구체적인 실행 장면을 누군가에게 보여주는 것이 민망하고, 또 지금껏 여자와 자위 행위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선입견이 강하게 우리 사회에 뿌리내리고 있었다 해도 자위가 ‘과하지만 않는다면 어느 누구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는’ 성적 행위임을 부정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인간은 도덕적인, 혹은 양심적인 계율에 어긋나지 않는 행위를 할 권리가 있고, 자위는 그 권리를 실행하는 데 있어 조금의 장애도 일으키지 않는다.
♀ 그러므로 걸들이여, 자위가 요즘 당신의 절친한 친구이건 그렇지 않건 이제 자위를 거리낌없이 즐기고, 말하자. 자위의 스펙트럼은 당신의 생각보다 훨씬 세분화되어 있는 까닭에, 우울한 당신에게 상큼한 활력소가 되어 주는가 하면, 슬픔에 빠진 당신에게 위로를, 불면증에 빠진 당신에게 달콤한 잠으로의 안락을 선사할 것이다. 물론, 빛나는 스무 살의 성적 에너지를 해소시키는 역할이 있음은 말해 무엇하랴.



─ 자위에 대해 우리가 궁금해 하는 것들 ─
1. 자위행위를 많이 하면 키가 크지 않는다?
자위를 많이 한다고 해서 키가 크지 않는 것은 아니다. 다만 옛날부터 자위행위에 몰두하는 것을 걱정해서 했던 말이지, 의학적으로는 전혀 검증되지 않았다.
2. 자위행위를 많이 하면 소음순이 검어진다?
사춘기가 지나면서 호르몬의 영향으로 소음순의 색이나 크기, 모양 등은 개인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이를 자위행위와 연관짓는 것은 맞지 않다.
3. 지능이 낮은 사람일수록 자위행위를 많이 한다?
자위행위를 많이 하는 사람들은 지능이 낮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오히려 인텔리한 사람들이 더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그런 사람들이 성에 대해 개방적이고 욕구를 분출하는 데 솔직한 반면, 인텔리들은 성적인 욕망 등을 잘 드러내지 않고, 자위행위를 자신의 성적 욕구를 해결하려는 수단으로 사용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4. 자위행위를 많이 하면 성생활에 문제가 생긴다?
그럴 수도 있다. 특히 남성들의 경우 자위에 만족한 나머지 성행위를 기피해 상담을 받는 경우가 종종 있다. 혼자 자위를 하는 데 익숙해지면, 상대와 같이 하는 성행위가 귀찮아 지고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나중에는 성행위를 기피하게 될 수도 있다.
5. 자위행위를 많이 하면 머리가 나빠진다?
자위를 많이 한다고 해서 지능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청소년들은 성욕구가 활발하고 자위의 빈도도 높기 때문에 이런 상태가 지속될 경우 일상 생활에 지장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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